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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권구현-구천동 숯장사
작성자
통합관리자
작성일
2021.12.13
조회수
210
첨부파일목록

구천동 숯장사

외로운 별 하나
외로운 별 하나
떨어질 듯이 깜박이고 있는
천마령 높은 재를
이슬 찬 이 밤에 어찌나 넘으려노?

우거진 숲속에는
부엉이 소리마저 처량한 이 밤을
게다가 무거운 짐을 진 몸으로
혼자서 어지나 넘으려노?
구천동 숯장사야

오늘도 오십리 장(市)
곰저서 백리 길 아니 걸으면
산막도 지키는 외로운 처자를
굶기게 된다니 가엽고나
구천동 숯장사야....

눈 내리는 겨울에도
이 재를 넘고 넘엇다니
넘으렴으나 넘으렴으나
한 생전 넘으렴으나
넘다가 죽으렴으나....

끄트럭과 돌부리에 채여
한 방울 두 방을 흐르는 피가
잿길을 억만번 물들여 준대도
가막까치 밖에는 울어줄 리 없는
아랑곳 없는 네 신세라니....

가엽다 구천동 숯장사야
누구를 기다리느냐 너 한몸 뿐인 것을
어서 넘으렴으나
부엉이 소리 그치기 전에-
저 별이 사라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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