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김기진-붉은쥐
- 작성자
- 통합관리자
- 작성일
- 2021.12.13
- 조회수
-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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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쥐
겨울은 눈압헤 잇섯다. 모든 것이 눈이 도라갈 만콤 밧브게 겨울을 준비하고 잇섯다. 열두 시를 치게 되엿서도, 한울은 개이지 안코 잔뜩 찝푸리고 잇섯다.
방 안의 사람들은 끗업는 이야기에 긔운이 푸러저서, 모도 다 입을 담을고 괴로운 드시 벽을 기대서 안저 잇섯다. 담배의 연긔는, 방 안의 공긔를 더한층 무거웁고, 젼듸기 어려울 만큼 텁텁하게 맨들고 잇섯다. 한정 업는 이야기 - 이 사람들이 모히면 언제든지 한정 업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가, 엇지하다가 끈어지고서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입을 담을고 다 각각 깊흔 련못 속에 빠저버렷다. 힘이 업다. 팔에도, 얼골에도, 입귀에도 - 온갖 곳의 긔운은 그동안의 쉬일새 업시 주고밧고 하든 이야기로 말미암아 다 빠자바린 거나가티, 왼몸이 긔운 업는 살덩어리가티 노혀 잇슬 뿐이다.
- 김기진의 「붉은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