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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무영-흙의 노예
작성자
통합관리자
작성일
2021.12.13
조회수
91
첨부파일목록

흙의 노예

 농한기(農閑期)라는 삼동(三冬)은 - 그러나 수택에게 있어서는 조곰도 한가로운 기간이 아니었다. 퇴직금 끄트럭이가 몇 푼 남기는 했으나 실상 지나보니 그의 예산과는 달랐다. 이제 열댓 된 창문이의 손으로 만은 부엌 나무도 댈 길이 없었다. 더욱이 보림령(保林令)은 낙엽 긁는 것까지도 제한이 되어 있어서 그나마도 긁게 되지 않아 나무도 못 긁어댈 바에야 - 하고 창문이도 내보내고 말았다.

 본의는 아니나마 그는 몇 개의 잡문도 써야 했고 소설도 몇 편 마련해야 할 게재다 아직 반년도 못 되는 경험으로서는 손을 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노농(老農)》이란 장편소설의 제1부 만이라고 마믈러야 얼마간의 모개돈이 들어올 것 같다. 다행히 신문사에서도 완판만 되면 검렬에 지장이 없는 한 고료를 선불(先拂)해 줄 수 도 있다는 희답도 받은 터라 공연히 마음만 바뻤다.

 수택은 매일 농군들 봉노방에 가서 살았다. 소설을 쓰기 위해서도 그랬거니와 인저부터는 생활 방편을 위해서라도 그들과 가치 살고 그들과 가치 호흡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맷방석을 들여 펴고 밤나무 장작윷도 놀았고 일찍이 증학에 들어가서 ABC를 배우던 정렬과 또 그만 못지않은 노력으로 투전 글자를 배우기도 했다. 그들을 위해서 서울 이야기로 밤도 새우지 않으면 안 되었도 어떤 때는 막걸리 내기 화토도 치지 않으면 안 되었다.

- 소설 「흙의 노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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