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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홍구범-서울길
작성자
통합관리자
작성일
2021.12.13
조회수
99
첨부파일목록

서울길

이월도 중순이 넘어 절후로는 분명히 봄이 돌아온 셈일 터인데 북쪽을 향해 달리는 차(트럭) 윗 바람은 살을 에일 듯이 차갑다.
아직도 서울을 이백구십 리 앞두고 달리는 화물차는 오늘 해전으로 도착될 것 같지는 않았다. 아침 아홉 시가 채 못 되어 증평을 출발한 것이 그 동안 벌써 고장이 가고 하여 겨우 육십 리를 지나 놓고 굼벵이 기어가듯 차는 산중턱으로 뻗친 준령을 넘기에 총 마력을 기울렸다.
일본 패잔병이 헐케 팔아버린 것으로 이렇게 고개를 넘을 때는 물론 나렴직한 길이나 평탄하다는 지대에서도 언제나 늙은이의 골기침 같은 덜컥거림은 한 모양으로 연속하였다. 더구나 꽁꽁 얼어 붙은 돌덩이 흙덩이는 일천오백 킬로 이상의 화물 중량에 눌려 구르는 바퀴를 사양 없이 받아친다. 그럴수록 차대는 날뛰었고 따라 덜컥거림은 더욱 심하다.
차 위에는 짐으로 묶은 가마니가 전부 차지를 했고 이불 뭉치 솟같은 아삿짐도 몇 가지 한 옆으로 놓여 있다. 지상 삼 미터 이상의 이 화물 위에는 사람들이 오륙인 옹기종기 모여 앉은 채 차대가 움직이는 대로 연신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었다. 그들도 이 차와 같이 서울로 향하는 손님들이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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