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신동문-풍선기 (風船期 )
- 작성자
- 통합관리자
- 작성일
- 2021.12.13
- 조회수
-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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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기 (風船期 )
1호
초원처럼 넓은 비행장에 선 채 나는 아침부터 기진맥진한다. 하루 종일 수없이 비행기를 날리고 몇 차례인가 풍선을 하늘로 띄웠으나 인간이라는 나는 끝내 외로웠고 지탱할 수 없이 푸르른 하늘 밑에서 당황했다. 그래도 나는 까닭을 알 수 없는, 내일을 위하여 신열(身熱)을 위생(衛生)하며 끝내 기다리던, 그러나 귀처(歸處)란 애초부터 알 수 없던 풍선들 대신 머언 산령(山嶺) 위로 떠가는 솜덩이 같은 구름 쪽만을 지킨다.
11호
오늘 나는 무엇을 믿어야 하느냐? 무엇을 기다려야 하는냐? 이젠 습성처럼 풍선을 띄우며 보람을 걸어보며 내일을 꿈꾸어보나 우리에겐 아무도 내일이 없다. 그래도 그것을 기다릴 나겠지만 기다려주지 않을 것은 나의 수명이리라. 기다리다 남을 것은 하늘뿐이고 ‘푸ㅇ’하고 터져버릴 풍선의 운명을 깨친 현기증 때문에 나는 어지러이 비실댈 따름인가? 비실대며 비실대며 어떻게 나는 오늘을 견뎌야 하느냐?
초원처럼 넓은 비행장에 선 채 나는 아침부터 기진맥진한다. 하루 종일 수없이 비행기를 날리고 몇 차례인가 풍선을 하늘로 띄웠으나 인간이라는 나는 끝내 외로웠고 지탱할 수 없이 푸르른 하늘 밑에서 당황했다. 그래도 나는 까닭을 알 수 없는, 내일을 위하여 신열(身熱)을 위생(衛生)하며 끝내 기다리던, 그러나 귀처(歸處)란 애초부터 알 수 없던 풍선들 대신 머언 산령(山嶺) 위로 떠가는 솜덩이 같은 구름 쪽만을 지킨다.
11호
오늘 나는 무엇을 믿어야 하느냐? 무엇을 기다려야 하는냐? 이젠 습성처럼 풍선을 띄우며 보람을 걸어보며 내일을 꿈꾸어보나 우리에겐 아무도 내일이 없다. 그래도 그것을 기다릴 나겠지만 기다려주지 않을 것은 나의 수명이리라. 기다리다 남을 것은 하늘뿐이고 ‘푸ㅇ’하고 터져버릴 풍선의 운명을 깨친 현기증 때문에 나는 어지러이 비실댈 따름인가? 비실대며 비실대며 어떻게 나는 오늘을 견뎌야 하느냐?